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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08/12/08 넉넉히 한 세기면 (1)

잠시 순간이면 먹구름도 걷힐 것을 
한나절이면 비도 멎고 
지그시 한철이면 장마는 물러갈 것을

봄, 먼 산마루 눈도 녹아 내렸듯이 
때가 오면 절벽이 무너지고 
사슬도 매듭도 풀릴 것을

넉넉히 넉넉히 한 세기면 
우리의 일들은 끝나는 것을

그러나 어쩌리 지금 이순간 
나의 몫 
나는 눈물 흘리며 아파야 하고 
땀 흘려 일해야 하고 
피 흘리며 이겨야 하고 
살 태워 사랑해야 하리니.


- 임성숙/ 넉넉히 한 세기면(1985) / 시집 '여덟 개의 변주곡' 가운데 (1995)


이런 게 바로 시의 힘이다. 뭉뚱그려져 있는 당신의 갑갑한 심정을 시원스럽게 대신 표현해 주는 것.
Posted by 이창수 (burning9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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