앞 아파트에 전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친한 형이 살고 있다. 사실 지척의 거리에 있긴 하지만 이제는 일하는 곳이 다르다 보니 라이프 사이클도 다르고, 그리고 그 형은 애기까지 있으니 어지간해서는 잘 만나지지가 않았다.

오늘 그 형이 운동하는 길에 생각이 났다면서 전화를 했길래 나도 마침 집에 혼자 있어서 집에 잠깐 들렀다 가라고 했다. 같이 맥주 한잔 하면서 한 시간 정도 이런 저런 시덥잖은 이야기를 했다.

이웃 사촌의 좋은 점이다. 가까이에 있으니 늦게 찾아와도 부담이 없고, 잠시 있다 나가도 미안함이 없다.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이라면 일찍 파했을 때 주인이 너무 미안해진다.

편하게 만날 수 있고, 편하게 헤어질 수 있는 그런 부담없음이 이웃 사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인 것 같다.

예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어난 고장에서 자라고, 그 고장에서 일을 하는 사회였기 때문에 이런 "부담없이" 만날 수 있는 관계가 일반적이었을 것이다. 하지만 현대로 오면서는 이런 로컬 커뮤니티가 많이 사라졌다.

대학을 가면서도 많이 나뉘고, 직장을 다니면서는 또 나뉜다. 사회가 점점 도시화 되고 있기 때문에, 로컬 커뮤니티라는 개념은 점점 희박해진다. 친구들과 마음 먹고 약속을 잡아야 만날 수 있는 "마음 먹고" 만나는 모임이 대세를 이룬다.

이런 면에서 생각을 해 보면 최근에 일고 있는 내 지역 농산물 소비운동 등 인간에게나 지구에게나 좀 더 sustainable 한 이런 운동의 일종으로서 이웃 사촌 만들기 혹은 친구끼리 모여서 살기 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. 이런 "부담 없는" 모임에서 얻는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개인에게도 커뮤니티에게도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.
Posted by 이창수 (burning9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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